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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엔 먹을 것도 많지만 볼 것도 많다. 상품의 개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구매 목록을 따라 물건을 찾다 보면 여러 가지 색상과 형태로 이루어진 상 (2016-11-17) 
우유팩이 이렇게 예뻤어?

 

 

 

슈퍼마켓엔 먹을 것도 많지만 볼 것도 많다. 상품의 개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구매 목록을 따라 물건을 찾다 보면 여러 가지 색상과 형태로 이루어진 상품의 패키지와 로고, 폰트 등이 눈에 들어오고 생각보다 흥미롭게 디자인을 즐기게 된다. 늘 예상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마트에서 보내게 되는 것은 그만큼 그곳에 볼거리가 많기 때문일 거다.  

 

 

우유팩이 이렇게 예뻤어?

밀키프로젝트(Milky project)는 슈퍼마켓에 진열된 ‘예쁜’ 우유팩에서 시작됐다. 우유팩을 재활용해서 파우치를 만들어 선보이는데 지난해 3월 후쿠오카에서 시작됐고 국내에서는 지난 9월 서울디자인마켓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우유팩으로 파우치를 만드는 밀키프로젝트. 우유팩에서 비롯돼 이름도 ‘밀키프로젝트’다.

우유팩으로 파우치를 만드는 밀키프로젝트. 우유팩에서 비롯돼 이름도 ‘밀키프로젝트’다.

 

 

밀키프로젝트는 일본에서 시작된 만큼 일본의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지만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보아왔던 우리나라의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매일 만나고 매일 마시는 우유팩이 지갑이 되니 반갑다. 독특해서 눈길이 가고, 보다 보면 ‘우유팩이 이렇게 예뻤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밀키프로젝트의 김수민 브랜드 매니저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약 5년간 환경 관련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신보다 먼저 일본으로 건너간 대학 선배와 함께 밀키프로젝트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후쿠오카에서는 슈퍼마켓에 페트, 병 등을 모으는 재활용 수거함이 있어요. 우유팩 수거함이 따로 마련돼 있는데 시민들이 우유팩을 가져와서 그곳 박스에 버리죠. 우유팩은 그 지역의 것만해도 종류가 300개 이상 될 정도로 다양해요. 우유팩뿐 아니라 주스, 커피 등 종이로 된 팩이 모두 포함되니까요. 전국적으로 수집하면 500가지 이상 나올 수 있을 정도인데 이 다양한 팩들들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거예요. 우유팩 안에는 폰트도 있고 캐릭터도 있고, 그 나라의 글자를 비롯해서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들과 생활문화요소들이 집합돼 있잖아요. 이걸 활용해서 제품화해보자 했죠.” 

 

우유팩을 비롯한 다양한 음료팩으로 만들어진 밀키프로젝트의 제품들. 컬러, 캐릭터, 폰트 등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우유팩을 비롯한 다양한 음료팩으로 만들어진 밀키프로젝트의 제품들. 컬러, 캐릭터, 폰트 등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재활용 보다 ‘새’활용

밀키프로젝트는 업사이클링 제품이지만 그 사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100% 업사이클링 제품임을 처음부터 온전히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업사이클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바로 밀키프로젝트의 포인트다. 

 

“업사이클링 디자인을 어필하진 않아요. 업사이클링에만 초점을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각 나라와 도시들이 지닌 고유의 생활문화, 거기서 묻어나는 각각의 요소들을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가치를 만들어가고 싶었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재활용도 좋지만 생활문화가치를 ‘새’활용한다고 할까요?”

 

밀키프로젝트는 ‘재활용’ 이전에 왜 이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확실했다. 업사이클링 디자인이 선택받기 위해서는 재료를 선택함에 있어 ‘버리기 아까워서’라는 단순한 이유를 넘어서는 확신이 필요해 보인다. ‘재활용을 하기 위한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을 위한 재활용’이 되기 위해선 말이다. 

 


우유팩에 우유만 담으라는 법 있나요?

처음 그가 만든 파우치는 커버 필름 없이 제작됐다. 직접 들고 다니면서 일 년여 기간 동안 사용했고 내구성을 좀 더 보완해야겠다고 판단, 커버 필름 가공을 했다. 파우치의 측면에 고리를 달 수 있는 부분을 만들었고 상품택도 달았다. 그는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것을 탄탄하게 갖춰가는 초반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밀키프로젝트의 제품이 수정, 보완을 거쳐 제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총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밀키프로젝트의 제품은 김수민 브랜드 매니저가 직접 사용하면서 단점을 보완, 1년 반만에 완성됐다. 우유를 담았던 우유팩에 커버 필름 가공을 해 견고함을 높였다.

밀키프로젝트의 제품은 김수민 브랜드 매니저가 직접 사용하면서 단점을 보완, 1년 반만에 완성됐다. 우유를 담았던 우유팩에 커버 필름 가공을 해 내구성을 높였다.


가볍고 견고해 사용이 편리하다.

가볍고 튼튼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후쿠오카시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밀키프로젝트는 전시를 통해 후쿠오카와 도쿄에 제품을 알렸고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핸드메이드 온라인 마켓 ‘크리마’와 ‘민네’ 두 곳에 입점, ‘코인 케이스’ 카테고리에서 베스트 1, 2, 3위를 기록했다. 

 

밀키프로젝트는 재단, 커팅 등 모든 제품의 제작 과정을 프로세스화해 지역 장애인 시설 단체와 연계, 생산하고 있다. 후쿠오카에서는 ‘유유샤’라는 장애인 고용지원시설과 협업을 통해 100% 핸드메이드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밀키프로젝트는 후쿠오카시에 기부도 한다. 이 지역에 기부를 하는 것은 밀키프로젝트가 후쿠오카에서 시작됐고 후쿠오카시로부터 우유팩을 지원받고 있으며 후쿠오카 시민들의 일상적인 노력에 의해 모인 우유팩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후쿠오카는 일본 규슈 지역에서 가장 부유하고 화려한 도시지만 어린이 빈곤율 1위, 노인 빈곤율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이면을 지녔다.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밀키프로젝트는 앞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도시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우유팩을 재활용해 환경을 살릴 뿐 아니라 우유팩을 지원해준 지역과의 공생을 통해 ‘환경친화’, ‘사회친화’, ‘사람친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하는 밀키프로젝트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의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역시 서울 시티

서울디자인마켓에서 제품을 선보였던 밀키프로젝트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의 눈과 발을 사로잡았다. “특별한 목적 없이 오시거나 지나가시는 분들이 많았는데도 예상치 못하게 반응이 좋았어요. 서울이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커서 그만큼 확장성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역시 서울이구나 싶었어요. 예상했던 타깃보다 훨씬 다양한 분들로부터 호응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품 브랜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국내 온라인 판매시기를 계획보다 6개월 앞당기게 됐어요.”

 

밀키프로젝트는 오는 12월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내년 3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우선적으로 김수민 매니저가 살고 있는 서교동 주민센터를 통해 우유팩 지원이 이루어지며 서교동 지역 장애인 고용시설을 통해 제품이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 일본과 서울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밀키 프로젝트는 내년에 중화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테스트 결과 제품에 대한 반응을 이미 확실히 느낀 곳도 있다. 대만에서는 특히 쿠마몽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에 대한 반응이 높다. 그 후엔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도 예정하고 있다. 

 

쿠마몽이 그려진 제품은 밀키프로젝트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쿠마몽이 그려진 제품은 밀키프로젝트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밀키프로젝트 김수민 브랜드 매니저

밀키프로젝트 김수민 브랜드 매니저


 

1년 반 동안 업그레이드돼 제품이 완성됐지만 보완 수정 작업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각 나라별 소비자들의 취향과 패턴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밀키프로젝트는 새로운 제품 개발뿐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품을 발전시키고 있다. 

 

“나라마다 특성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또 다른 구성품에 대해 문의하거나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서울디자인마켓에서 확신을 얻은 부분을 통해 국내에서 선보이는 제품들에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에요. 재질이나 색상 등 다양한 모습 기대하셔도 좋아요.”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밀키프로젝트(milkyproj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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