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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더니즘의 마지막 라운드에 선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소규모 스튜디오 형태로 자생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종언을 고한 2008년 이후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은 다시 한 번 일변하는 현대예술과 함께 공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바야흐로 기대감소 시대가 백화만방으로 펼쳐지려는 참이다. 디자인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2015-05-20)
소규모 스튜디오와 그래픽디자인 문법의 메타-미학화 1

포스트모더니즘의 마지막 라운드에 선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소규모 스튜디오 형태로 자생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종언을 고한 2008년 이후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은 다시 한 번 일변하는 현대예술과 함께 공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바야흐로 기대감소 시대가 백화만방으로 펼쳐지려는 참이다. 디자인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글 | 임근준 aka 이정우 미술·디자인 평론가


그래픽디자인계의 의제와 담론을 이끄는 인물이 되고자 애써온 디자인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인 릭 포이너(Rick Poynor, 1957~)는 저서 <더 이상 법칙은 없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그래픽디자인(No More Rules: Graphic Design and Postmodernism)>(New Haven, CT: Yale University Press, 2003, 서울: 홍디자인, 2007/2010년)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디자이너는 다음의 세 가지 절박한 문제를 떠안게 된다. 별다른 의문 없이 이뤄지는 친숙한 상업적 활용 외에 그래픽디자인은 어떤 일관된 용도(use)에 적용돼야 하는가? 규칙을 깨는 저항적 포스트모더니즘에 참여하기 희망하는 디자이너들은 과연 어떻게,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어디에다 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마지막 질문은 이제껏 이 책에서 다뤘던 탈현대적 시각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것으로 양식(style) 차원에서 따져 봤을 때, 과연 어떠한 형태(form)가 지금 시점에서 저항적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간주될 수 있을까?”

2003년의 시점-즉, 1970년대 중반 시작된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적 실험이 1980년대에 이르러 큰 유행으로 자라나 성기 모더니즘의 규율을 본격적으로 거부하기 시작한 지 무려 20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질문이었지만, 비평에 둔감한 그래픽디자인계에서 이 호소에 귀 기울이는 디자이너는 많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그쳤다. 지금 시점에 와서 그에 답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메타-비평이 되기를 희망한 그래픽디자인이 찾아낸 일관된 용처는 모더니즘 시대와 마찬가지로 책, 포스터 등 전통 인쇄물이었다. 미디어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여타 새로운 용처가 개척될 듯했지만, 불행히도(그리고 다행히도) 여전히 그래픽디자이너의 실력을 명시적으로 가장 잘 드러내는 매체는 포스터와 책자다.

둘째, 메타-비평으로서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가 찾아낸 유효한 활동 방식과 위상은 현대미술가와 미술관, 비엔날레와 페스티벌 등 메타-비평의 의의를 이해하는 특수 클라이언트를 주로 상대하는 소규모 스튜디오였다.

셋째, 그간 기존(1990년대와 세기 초의 유행)의 한계 지점을 뛰어넘고자 노력한 그래픽 디자인의 사례들을 총괄해 봐도, 비평적으로 유의미한 양식이나 형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래픽디자인의 양식과 형태는 비평 대상에 따라 취사 선택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2010년대 비평적 그래픽디자인-종종 특정 대상에 대한 비평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디자인의 역사와 직능 자체에 대한 재귀적 메타-비평이 되기를 희망하는-에서 중요한 것은 눈에 뵈는 양식이나 형태가 아니라, 가시적/물리적 스킨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메타-프로토콜을 결합해내는 방식에 있다. (비고: ‘메타-비평으로서의 디자인’이란, 디자인 자체의 전문적 문법이나 기본 전제, 논리적 원리, 구조 따위를 주제로 삼는 성찰적 디자인을 총칭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규모 스튜디오 시대는 언제, 왜, 어떻게 도래하게 된 것일까? 그 시종(始終)을 살펴보도록 하자.


포스트모더니즘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은 모더니즘의 거장들을 어떻게 무찔렀을까?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위대했던 모더니즘 시기는 1920년대에 시작해 1970년대에 막을 내렸다. 불과 50년으로 짧다. 모더니즘에 충실한 포스터와 책자는 언제나 사회에서 소수 엘리트의 위치에 있었다. 파울 렌너(Paul Renner, 1879~1956)나 얀 치홀트(Jan Tschichold, 1902~1974),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Josef Müller-Brockmann, 1914~1996) 등의 디자인이 온 사회를 뒤덮거나 지배한 적이 있던가? 없다.

철학이나 문학, 예술, 건축 분야 포스트모더니즘이 분명하게 극복해야 할 주류 모더니즘과 마주한 채 격돌했던 것에 비하면, 그래픽디자인계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갈등은 다소 표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그래픽디자이너들은 같은 영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모더니즘 대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은 대학 교육 영역과 그래픽디자인 잡지의 지면에서만 잠시 뜨겁다가 사그라졌다.

그렇다고 이성적 판단과 과학적 추론을 통해 마련된 체계(예컨대 그리드 시스템)가 활보한 것도 아니었다. 의사-진화론의 논리에 따라 도출된 형태(예컨대 푸투라(1927)나 헬베티카(1957), 우니베어스(1954) 같은 모던 산세리프 타입페이스)를 이리저리 변주하던 모더니즘 거장들과 그들이 구축한 교육 메소드가 학계를 철권 통치했던 것도 아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세대가 처음 대두할 때 그들이 마주한 모더니즘은 상업화한 확장 버전의 대기업을 클라이언트로 삼은 모더니즘이었고, 그 흐름을 주도한 이들-예컨대 폴 랜드(Paul Rand, 1914~1996)나 조영제(1935~)-은 단 하나의 규율을 강요한 적이 없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에 경도된 그래픽디자인이 볼프강 바인가르트(Wolfgang Weingart, 1941~)의 해체적 타이포그래피 실험을 거쳐 에이프릴 그레이먼(April Greiman, 1948~)이나 캐서린 매코이(Katherine McCoy, 1945~)에 이르러 유희적 태도로 역사적 문법과 버내큘러 요소를 뒤죽박죽 뒤섞어 새로운 뭔가를 창출해냈을 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미 승리를 거머쥔 상황이었다. (에이프릴 그레이먼은 1982년 칼아츠의 그래픽디자인과 학과장이 돼 커리큘럼을 개혁하며 한 세대를 일궜고, 캐서린 매코이는 1971부터 1995년까지 크랜브룩아카데미 대학원의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보다 폭넓은 한 세대의 발흥을 이끌었다.)

그러나 과거의 요소를 전유해 후안무치하게 재활용하는 수법은 레트로 시크(retro chic) 유행을 낳았고, 그 정점에 네빌 브로디(Neville Brody, 1957~)가 있었다. (비고: 네빌 브로디는 2011년부터 영국왕립미술학교의 커뮤니케이션 예술과 디자인 학과의 학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누군가는 ‘아시아계 유학생들-여전히 어떤 양식과 문법을 배우기를 갈망하는-을 고려한 퇴행적 발탁이었다’고 혹평한 바 있기도 하다.) 한편, 프랑스산 포스트모던 철학의 유행은 그에 부응하는 도판으로서 디자인 양식의 유행으로 이어졌으며, 한때 데이비드 카슨(David Carson, 1954~) 같은 디자이너가 디자인지의 지면에서 스타덤에 올라 과대평가되기도 했다.

이러한 급격한 세대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은 기실 포스트모던 철학이었다기보다 디자인 작업 환경의 디지털화였다. 1990년대 초반 매킨토시를 이용한 컴퓨터 편집이 일반화되고, 화면상 층위(layer)와 격자(grid) 질서를 종이 위에 상징적으로 재현하는 기호학적 양식-대표적인 것이 잡지 <에미그레>(1984~2005)-이 유행하며 컴퓨팅 환경에 부적응한 아날로그 세대를 손쉽게 대체할 수 있었던 것.

1990년대 중후반, 에미그레의 기호학적 디자인이 장식적 경향을 띠며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엔, 스스로 지식인이기를 자처했던 부르스 마우(Bruce Mau, 1959~)가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허풍이 심한 마우는 세기말의 분위기에 부합하는 현학적인 그래픽디자인을 선뵈며 새로운 승자로 군림하는가 싶었다. 그의 최대 히트작은 건축가 렘 콜하스와의 공동 작품집 <스몰, 미디엄, 라지, 엑스라지(S, M, L, XL)>(1995). 그러나 승리에 도취된 마우는 2000년에 망작 <라이프스타일>을 발간하며 보기 좋게 자멸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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