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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디자인으로 세상 보기 (2015-07-06)
꽤 지난 일이지만, 코미디언 정종철은 개그코너 봉숭아학당에서 자신 ‘옥동자’라 칭하며 스스로를 희화화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가 등장한 방송 이후, ‘옥동자’라는 단어는 아주 못생긴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우리의 사전에는, 옥동자란 ‘옥(玉)같이 잘생긴 사내아이(어린 사내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고정관념과 디자인, 소비자와의 현실 사이

문화의 한계는 그 출발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우리네 역사가 늘 그래왔듯, 인간은 또 그 한계를 넘고자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다. 우리 디자인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이 땅에 펼쳐진 디자인이란 역사의 한계는 결국 다양한 과도기의 파생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겨난 것이 바로 우리 디자인만의 모순이란 단어다. 지금부터 펼칠 내용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일상의 파생, 그리고 그 모순에 관한 디자인적 담론이다. 우리도 모르는 불친절한, 그래서 더욱 역설하고픈 친절한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글, 사진 ㅣ 석중휘 숭의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 조교수

꽤 지난 일이지만, 코미디언 정종철은 개그코너 봉숭아학당에서 자신 ‘옥동자’라 칭하며 스스로를 희화화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가 등장한 방송 이후, ‘옥동자’라는 단어는 아주 못생긴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우리의 사전에는, 옥동자란 ‘옥(玉)같이 잘생긴 사내아이(어린 사내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우린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리고 문득, 이 질문 속에는 아주 단순하지만 명쾌한 이치가 있다. 우리의 고정관념이란 것은, 아주 작은 환경의 변화(여기에서는 미디어)에서도 쉽게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사실은 이미 오래 전 롤랑 바르트에 의해 메타성이란 구조로 정의되어있다)
그래서 결론은? 어디 언어뿐이겠는가 마는 구조적으로 언어는 늘 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은 그 구조가 미디어에 의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위의 ‘옥동자’는 이것을 뒷받침하기엔 일부의 사례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사실이라 여겼던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사실을.

좀 엉뚱해 보이지만, 이런 이슈를 꺼낸 이유는 바로 이 ‘메타성’이 늘 우리(특히 디자이너)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이유와 같기 때문이다. 그것도 바로 위의 이야기와 대치되는, ‘고정관념’이란 기저들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우린 대상 혹은 시간에 따라, 거기에 더해 우리의 대단한 ‘갑’들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서 늘 힘겨워했던 것 같다. 해서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같은 세대를 공유하는 이들은 기억할 이름일지 모르지만, “소년중앙, 어깨동무, 보물섬”은 초등학생시절, 어린이들 사이를 주름잡던 잡지의 이름들이다. 물론 필자 역시도 매달 친구들과 이 잡지들을 돌려보며 많은 지식(주로 만화)을 탐독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잡지에 실렸던 색과 성격에 관한 내용을 보고 심각한 고민을, 그것도 꽤나 오랫동안 했던 적이 있었다. 이유는 당시 필자가 좋아했던 초록색에 대한 성격이 아주 부정적으로 쓰여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주 유치한 방법이었지만, 꽤 오랫동안 “난 초록색을 싫어하는 사람이다”란 자기 최면을 걸듯 초록색을 싫어하려 많은 노력들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당시의 미술교과서 역시도 이런 비슷한 맥락의 내용들이,, 정보란 이름으로 버젓이 실려 있었다는 사실에 있다. 빨강은 따뜻한 정렬의 색, 파랑은 부정적인 차가운 색, 노랑은 주목의 색 등의 표현으로 말이다. 그래서 그땐 더 그랬을까? 초록색을 싫어하려는, 필자의 고통스러운 노력과 몸부림이 말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당시 좋아했던 색은 초록이 아닌 청록색이었다. 물론 그 사실이 어릴 적 필자의 트라우마 같은 색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모바일 보급이 보편화되었던 시기, 3개의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했다. 지금의 SK가 011번호로(진한 청색), KT가 016번호로(청녹색), LG가 019번호(자주색)로 말이다. (물론 당시 파격적인 출발을 알렸던 신세기통신의 017번호(빨강색)는 후에 SK로 통합이 됐다)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그 대부분의 시장은 011번호가 꽤 오랫동안 주도하기 시작했다. (당시 광고카피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는 바로 이런 자신감에서 표출된 결과였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 시장은 당시처럼 SK가 자신감을 가지기엔 사뭇 달라져 버린 현실이라는 점, 그것도 그 출발이 기업통합을 한다는 이유로 대표 색을 변경해버린, 바로 그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는 한낱 색의 변화가 지금의 시장을 재편했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지금의 시장이 그렇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재미있지 않은가? 한낱 색상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현상들은, 이 사례 말고도 꽤 있다. 그 중 하나, 우리나라의 경찰의 상징 컬러가 흰색으로 바뀐 시기를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이후 우리의 경찰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경찰아저씨에서 경찰이 없어진, 그냥 아저씨의 모습으로 추락한 바로 그때의 모습이 기억나는 건, 당시 유명한 디자인 회사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 경찰의 상징이 바뀌게 된 콘셉트가 ‘백의민족’이었다는 것, 물론 지금은 많은 변화를 거쳐 다시 예전의 색을 겹쳐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또 무엇이 있을까? 혈액형, 지자체 캐릭터, 공공 서체, 간판의 색상 규제 등등 우리 주변에 꽤 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와 같은 사례, 즉 고정관념과 현실 사이의 모습을 통해 결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디자이너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질문일 것이다. (아주 근본적인 질문이지만, 늘 우리가 배운 대로, 먼셀의 24색, 보색, 대비, 색의 의미 등도) 그렇다면 다시 거꾸로 이야기해 보자. 고정관념의 디자인을 통해 우린 얼마나 많은 행복을 얻게 되었을까? 소비자가 만족하는 현실과 디자인 사이에서 말이다.

TV에서, 누군가 질문을 했다. 남과 나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그것에 대해 누군가 또 대답을 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내가 스스로 나를 알지 못하는 데, 과연 남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결론은? 극복하려면 이해해야 하고, 이해하려면 공감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디자이너들은 과연, 소비자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며 또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그것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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