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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를 피하려 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현실을 잊을 여행이 필요하다. 어두운 밤, 조용히 꿈의 세계로 떠나보자.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안고서. (2017-08-29)  
블랙 앤 화이트로 빚어낸 환상

 

 

고된 일상에 마음이 지쳤다. 마음도 더위를 먹나 보다. 더운 날씨를 피하려 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우리 마음도 현실을 잊을 여행이 필요하다. 어두운 밤, 조용히 꿈의 세계로 떠나보자. 상처투성이인 마음을 안고서.


ⓒHenn Kim

ⓒHenn Kim


일러스트레이터 헨킴(Henn Kim)의 그림은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루어졌음에도 환상적이다. 작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한 심플한 작화는 보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본인만의 스타일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는 헨킴의 그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점차 알려지더니, 애플(Apple), 위워크(Wework), 유니세프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 및 단체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팔로워만 60만 명이 넘고, 평균 2만 이상의 공감을 얻는 인기 작가가 된 헨킴의 작품을 모바일 화면이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 2가지를 소개한다.



밤이 되길 기다렸어 - 책 〈실컷 울어도 되는 밤〉

책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은 헨킴의 그림 중 큰 인기를 얻었던 150여 점을 선별하여 엮은 책이다. 상상력이 넘치는 기묘한 그림에 제목과 짧은 멘트가 어우러져 있다.

책은 4개의 장으로 나뉜다. 첫 장은 ‘밤이 되길 기다렸어’로, 작은 수영장에 눈물이 가득 찰 정도로 우는 여인의 모습과 소파 속으로 가라앉는 여인의 모습 등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림으로 가득하다.

ⓒHenn Kim

ⓒHenn Kim

ⓒHenn Kim

ⓒHenn Kim


두 번째와 세 번째 장은 ‘너와 나’, ‘굿 나잇’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너와 나’에서는 사람 간의 관계, 특히 남녀의 사랑을 다룬다. ‘굿 나잇’은 환상적인 꿈의 세계를 표현한 그림들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마지막 장의 이름은 ‘선데이 무드’이다. 침대에서 커피 컵 빨대를 붙들고 장대높이뛰기를 하거나, 피자로 된 파라솔이 여름 바닷가에 있는 등 엉뚱하면서도 여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림으로 구성되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여름 끝자락, 자기 전에 보면 딱 좋겠다.

ⓒHenn Kim

ⓒHenn Kim


어떨 때는 슬픔이, 어떨 때는 엉뚱함이 느껴지는 〈실컷 울어도 되는 밤〉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위로다. ‘하룻밤의 즐거운 꿈이 현실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헨킴은 자신의 에세이집을 통해 독자를 몽환적인 꿈의 세계로 초대하여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한다.



환상적인 밤의 세계 - 전시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

구슬모아당구장에서는 헨킴의 작품을 전시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 특유의 감성을 설치작품으로도 전달함으로써 SNS, 책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현실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꿈꿔왔던 환상을 의미하는 흰색이 조화를 이룬 전시장은 ‘밤’, ‘꿈’, ‘깊은 꿈’, ‘아침’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을 사로잡는 작품은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달이다. 달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날 바라보는 치유의 상징으로, 작가가 관람객에게 선물하는 위로의 시간이다.

달을 보고 위로를 얻었다면, 바로 옆에 별들이 총총하게 수 놓여있는 밤하늘을 보며 휴식을 취하면 된다. 소파에 누워 빛나는 별을 보고, 전시장에 흐르는 밤바다를 닮은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우주에 홀로 떠 있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후 ‘깊은 꿈’과 ‘아침’의 공간에서는 헨킴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 기존에 있던 그림을 영상으로 제작한 작품도 상영되며, 커다란 캔버스로 옮긴 그림도 볼 수 있다. 특히 ‘아침’의 공간은 흰색이 주를 이뤄 이전의 밤의 공간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 전은 헨킴의 그림을 실물로 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감성을 증폭시키는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덕분에 즐겁게 꿈속에서 놀다 온 기분도 든다. 전시는 10월 1일까지 계속되니, 아직 여름을 보내고 싶지 않다면 느긋하게 다녀와도 좋을 것이다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구슬모아당구장(www.daelimmuseum.org/guseulmoa), 북폴리오(www.facebook.com/book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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