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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영화는 이미지로 기억된다. 영화 속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은 영화감독과 촬영감독이지만, 대중에게 제일 먼저 이를 전달하는 것은 바로, 영화 포스터다. (2017-03-07)  
한 장의 이미지로 영화를 전달하는, 피그말리온 스튜디오

 

 

때때로 영화는 이미지로 기억된다. 영화 속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은 영화감독과 촬영감독이지만, 대중에게 제일 먼저 이를 전달하는 것은 바로, 영화 포스터다.


영화 〈단지 세상의 끝〉 포스터. 원래 뱅생 카셀은 포스터에 노출되지 않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피그말리온이 디자인한 포스터를 보고 맘에 든 뱅생 카셀이 마음을 바꿔 포스터에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었다.

영화 〈단지 세상의 끝〉 포스터. 원래 뱅생 카셀은 포스터에 노출되지 않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피그말리온이 디자인한 포스터를 보고 맘에 든 뱅생 카셀이 마음을 바꿔 포스터에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영화 포스터의 부흥기다. 이를 이끌어가는 것은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스푸트닉과 프로파간다, 빛나는 등 여러 영화 포스터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들이다. 이 중에서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피그말리온은 최근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영화 포스터로 유명해진 디자인 스튜디오다.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디자인을 할까? 궁금했다. 역시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그래서 아쉽지만, 이메일로 피그말리온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피그말리온은 현재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스튜디오 중 한 곳인데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그말리온은 2011년 7월에 창립한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공동대표인 저희 부부를 포함하여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영화 포스터 외 오프라인 선재들이 업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뮤지컬, 드라마, 음반·블루레이(Blue ray) 패키지 등을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영화뿐만 아니라 공연, TV 드라마의 ‘포스터’ 작업을 중점으로 하고 있는데요, 포스터 디자인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 일했던 회사가 영화 포스터 회사였는데, 그 이후로 쭉 포스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해외 독립 영화나 재개봉 영화의 포스터 작업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소규모 영화와 재개봉 영화만 작업하는 건 아니에요. 블록버스터 영화도 작업하지만, 디자인을 크게 바꿀 수 없어서 포트폴리오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소규모 영화는 국내 정서에 맞게 새로 디자인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은 것 같아요.

뮤지컬 〈햄릿〉 포스터. 일러스트 조인혁

뮤지컬 〈햄릿〉 포스터. 일러스트 조인혁

영화 〈몽상가들〉 재개봉 포스터

영화 〈몽상가들〉 재개봉 포스터

영화 〈라라랜드〉, 〈너의 이름은〉 포스터. 지난 겨울,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두 편의 영화도 피그말리온의 손을 거쳤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공식 포스터를 국내용으로 변경한 것이다.

영화 〈라라랜드〉, 〈너의 이름은〉 포스터. 지난 겨울,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두 편의 영화도 피그말리온의 손을 거쳤다. 그러나 두 영화 모두 공식 포스터를 국내용으로 변경한 것이다.


피그말리온의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과정을 걸쳐 포스터 디자인이 완성되나요?
보통 영화를 먼저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영화를 봅니다. 그다음, 해외에서 전달받은 키아트(Key-art)를 살펴보고 스틸 사진에서 사용할만한 컷을 선택합니다. 스틸 사진이 여의치 않을 때는 본 영화를 캡처해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해상도 때문에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에요. 그런 다음에는 영화에 맞게 로고 레터링도 하고, 필요하면 캘리그라피 작업도 합니다. 또, 해외 포스터를 이용해서 새롭게 디자인하는 경우도 많아요.

좋은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피그말리온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저희는 컷 셀렉(Cut Select)에 가장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톤 앤 매너에 맞게 서체를 고르거나, 로고 레터링에도 집중하고요.

영화 포스터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한 정답은 없어요. 영화 포스터 내 모든 요소의 조화가 중요하거든요. 그래도 한 가지를 뽑자면 로고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캐롤〉 포스터. 흑백 이미지와 핑크색 글씨의 조화는 여리지만 사랑 앞에서는 강해진 영화 속 두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포스터 중 하나다.

영화 〈캐롤〉 포스터. 흑백 이미지와 핑크색 글씨의 조화는 여리지만 사랑 앞에서는 강해진 영화 속 두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포스터 중 하나다.

영화 〈프란시스 하〉 포스터. 이미지 전체를 문자로 덮는 과감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영화 〈프란시스 하〉 포스터. 이미지 전체를 문자로 덮는 과감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포스터. 대담한 사진 컷팅과 날카로운 캘리그라피가 영화의 성격을 짐작하게 만든다.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포스터. 대담한 사진 컷팅과 날카로운 캘리그라피가 영화의 성격을 짐작하게 만든다.


영화 포스터는 감독, 마케터 등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하기에 까다로운 작업이라 생각됩니다.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도 피그말리온의 색깔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많은 분이 저희 색깔이 감성적이고, 여성스럽다고 말씀하세요. 그렇지만 그런 느낌만을 무조건 고집하지 않습니다. 단지, 저희 작업 중 여성스러운 감성의 포스터를 많이 좋아하시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영화 포스터는 장르에 맞게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피그말리온의 분위기를 강하게 살리지 않도록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최근에는 새로운 컬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영향받거나,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있나요?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이나,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같은 화가를 좋아합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컬러와 모던함을 좋아해요.

영화 〈마일스〉 포스터.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재즈라는 장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영화 〈마일스〉 포스터.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강한 색채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영화 〈마미〉 포스터. 자비에 돌란 감독이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영화 〈마미〉 포스터. 자비에 돌란 감독이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피그말리온을 이야기할 때, 자비에 돌란 감독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자비에 돌란이 〈마미〉 포스터에 관한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감독님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몇 번 건네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렇게 직접 표현을 한 건 처음인지라 매우 기뻤습니다.

그때의 인연으로 신작 〈단지 세상의 끝〉의 인터내셔널 포스터, 어워드 시즌용 포스터까지 디자인했는데요, 이번 포스터에서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해외에서 마리옹 꼬띠아르 컷을 사용해달라는 주문이 있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꼬띠아르의 영화 속 캐릭터가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최근 국내 영화 포스터의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필드에 몸을 담고 있는 디자이너로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요?
트랜디한 포스터에 대한 관객의 호응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SNS의 활성화도 한몫했고요. 바로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으니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디자인에 더 민감해진 것 같아요.

피그말리온의 캘리그라피 작업들. 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한 장의 포스터를 위해서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로고작업도 중요하다.

피그말리온의 캘리그라피 작업들. 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한 장의 포스터를 위해서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로고작업도 중요하다.


여러 작업을 해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과 아쉬웠던 작업이 있다면요?
어떤 영화라고 한 편을 꼭 집어서 말하기보다는, 상황이 안타까운 경우가 있어요. 힘들게 새로 디자인을 했는데, 해외에서 공식 포스터 외에 사용하지 말라고 전달이 오는 경우죠. 그때가 제일 아쉬워요.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인데요. 앞으로 피그말리온의 계획과 포부를 듣고 싶어요.
언젠가는 우리가 정말 만족할 수 있는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입니다.



에디터_ 허영은(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피그말리온(www.pygmn.com)

*본 포스터 이미지의 저작권은 영화 제작사 및 피그말리온에게 있습니다.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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