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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음악과 시장이 활성화 되며 수면 위로 떠오른 많은 힙합 뮤지션들의 뒤엔 김욱이 있었다. 스윙스, 기리보이부터 정기고 심지어 엑소까지. 김욱의 손길을 탄 뮤지션들은 하나같이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최근 '무신사'와 컬래버레이션까지 진행한 김욱을 만나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2015-04-14)  
멈추지 않을, 김욱

힙합 음악과 시장이 활성화 되며 수면 위로 떠오른 많은 힙합 뮤지션들의 뒤엔 김욱이 있었다. 스윙스, 기리보이부터 정기고 심지어 엑소까지. 김욱의 손길을 탄 뮤지션들은 하나같이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최근 <무신사>와 컬래버레이션까지 진행한 김욱을 만나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기사제공 ㅣ 무신사


무신사(이하 무) 김욱을 가장 쉽게 소개하려면 어떻게 소개하는 게 좋을까?

김욱(이하 욱) <무신사>를 오랫동안 이용한 독자들은 ‘카시나(Kasina)’ 매니저였다고 하면 다들 알 것 같다. 그게 제일 쉬운 소개가 아닐까?

지금은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스타일리스트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비주얼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1차적으로는 옷을 입혀주는 건데, 옷만 입혀준다면 그건 ‘코디’라고 생각 하고 스타일리스트는 담당 아티스트의 특성에 맞는 컨셉을 찾고 단점을 보완 해나가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뮤지션의 경우 앨범이나 곡의 분위기에 맞는 컨셉을 잡고 의상 스타일링을 하며 깊게는 무대에서의 퍼포먼스까지 함께 결정한다.

생각보다 무언가가 많다.

담당 아티스트에게 ‘애티튜드’를 심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옷, 비싼 옷은 누구나 알 수 있고 입을 수도 있지만 이걸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와, 그 옷과 그 스타일에 대한 문화그리고 애티튜드를 심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알고 입는 것이 모르고 입는 것 보다 멋있는 일이라는 건 다들 알잖아? 공연을 예로 들자면, 랩 공연을 할 때 손짓 제스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여지는 무대가 달라지니, 애티튜드를 잡아줄 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코디’라는 말을 썼다. 예전엔 정말 다들 코디라고 불렀는데, 스타일리스트와 다른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보는가?

그 경계선을 정확하게 말하는 건 조금 어려운 것 같다. 쉽게 보면 말 그대로 ‘준비된 옷만’ 입혀 주는 게 코디인 것 같고 하나부터 열까지 아티스트와 의논해가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스타일리스트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관여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더 나은 방향을 제시 해주는 거지.

처음 소개한 것처럼 당신은 카시나 스토어 매니저로 오랜 시간 근무했다. 스타일리스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가 따로 있었나?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스타일리스트를 자주 상대하다 보니 관심이 가기는 했지만 스타일리스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따로 한 적은 없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 기간이 끝나갈 때 즈음 당시 YG 엔터테인먼트 안무가 서기철에게 SM 엔터테인먼트의 엑소(EXO) 스타일링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고 신기하게도 그와 같은 시기에 저스트뮤직 스윙스(Swings) 측에서 ‘쇼미더머니2’ 스타일링 제안도 받게 되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해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 환경적인 요인이 컸던 것 같다.

보통 이런 일을 하려면 어시스턴트 시절부터 거치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그 기간이 없었던 건가?

그렇다. 큰 운이고 복이었는데, 반면에 그런 내 출발이 독이 되어 돌아오기도 해서 초반에는 속상한 일을 많이 겼었다.

어떤?

날 모르는 기자나 브랜드 홍보 담당자들은 내가 ‘실장 행세를 하는’ 어시스턴트인 줄 알았던 거지. 그런 이야기가 내 귀에 참 많이 들렸다. 헌데 내가 그들에게 가서 따질 수도 없고 모르는 사람에게 그런 게 아니라고 하는 설명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 그냥 조용히 내 할 일만 하면서 지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괜찮나?

아무래도. 방금 이야기 했던 일화 속 사람들과도 결국 일도 하게 됐고 지금은 다들 좋게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원래 단점을 찾고 견제부터 하려는 습성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바닥도 결국 먹고 먹히는 정글이니까. 이해 한다.

엑소와 스윙스 이야기가 나왔다. 또 누구누구와 작업했나?

엑소, 비투비, 정기고, 매드클라운, 주영, 곧 데뷔할 몬스타엑스 그리고 저스트뮤직 바스코, 스윙스, 씨잼, 기리보이, 천재노창 거기에 AOMG 박재범, 그레이, 로꼬. 아 지금 얘기 못했는데 빠진 분이 있으면 어떡하지? 일단 이정도 인 것 같다.

저스트뮤직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인연을 처음 맺은 거지?

‘쇼미더머니2’에서 스윙스 스타일링을 담당한 것이 처음이었다. 중간에 있던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처음엔 비즈니스로 알게 되었지만 지금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동갑인가?

스윙스가 한 살 많은데 그냥 친구가 됐다. 저스트뮤직은 가족 같은 존재다. 멤버들한테도 자주 했던 얘기인데, 아마 돈이 먼저였다면 아마 난 저스트뮤직과 일 안 했을 거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다.

엑소 이후로는 거의 힙합 뮤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첫 단추가 스윙스였던 게 컸던 것 같다. 내가 힙합을 좋아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것도 복인 것 같다.

대중가요의 꽃인 아이돌 그룹을 위한 대형 기획사 그리고 뜨거운 클럽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인디 힙합 레이블 모두와 일을 해봤다. 어떤가, 차이점이 아무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돈 얘기는 빼고, 아무래도 내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힙합 레이블과 일할 땐 내 의견 중 90% 이상이 반영 되는 반면 대형 기획사와 일할 땐 아무래도 대중에게 비춰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인지 제약이 제법 있는 편이다. 퍼센테이지로 비교하자면 5~60% 정도?

하지만 역시 대형 기획사와 일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당연하다. 시스템이 있으니까. 물론 돈도 돈이고(웃음).

화제를 바꿔보자. 얼마 전 <무신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어땠나?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그렇구나” 정도였는데, 진지하게 생각을 하면서부터는 곧장 “어떤 브랜드와 할까”에 대한 고민부터 곧장 했던 것 같다.

다섯 브랜드가 선정 되었다.

제발 그것만 묻지 말아라. 어떤 브랜드의 옷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웃음).

다행히 아니다. 평소 다섯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리타(Leata)는 디렉터 손희락을 워낙 예전부터 봐왔기에 먼저 생각이 났다. 도메스틱 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1세대 인물인데다 브랜드 런칭이 오래 된 것도 아닌데 정상에 올려놓는 기간이 짧았다. 메이크노이즈(Makenoise)는 디자이너와의 관계가 이전부터 좋았다. 내 개인 작업을 바쁠 텐데도 늘 도와주곤 했다. 서로의 작업을 도와주던 사이였기 때문에 당연히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데프트스킨(Deftskin)은 나와 기리보이가 평소에도 좋아하고 즐겨 입는 브랜드였고 루블랑(Loups Blancs)은 디자이너와 바스코, 엑소 첸과의 친분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연결 된 케이스다. 마지막으로 스테레오 바이널즈 콜렉션(Stereo Vinyls)은 현재 도메스틱 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메이저 브랜드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각기 다른 다섯 브랜드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모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공통 분모를 처음부터 잡아내려는 의도는 없었는데 아무래도 보통 사람들이 가장 쉽게 찾고 입는 것이 모노톤 컬러의 옷이다 보니 다섯 브랜드와의 협업을 모두 모노톤으로 맞춘 것이 특징이었던 것 같다.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를 했는데, 주안점이 따로 있었나?

내가 컬래버레이션을 주도했지만 고집을 부리지는 않으려 했다. 각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리타는 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강자라는 생각이 있어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로 주제를 잡았고, 메이크노이즈와 데프트스킨은 평소 그 둘에게서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이나 소재로 브랜드의 특징을 담아보기로 했다. 루블랑은 아이템 각각의 특성보다는 레이어링을 했을 때 빛을 볼 수 있게끔 작업했고 스테레오 바이널즈 콜렉션은 대중적인 방향으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작업했다.

가장 바랬던 결과물대로 나온 건 무엇인가?

리타의 재킷과 모자. 사실 리타와는 범고래라는 주제만을 논했지 어떤 아이템을 만들지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누지 않았다. 다섯 개 브랜드 중 가장 브랜드의 성격과 아이템이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준 것 같아 아주 만족한다. 스냅백 대신 트러커 캡으로 모자를 만든 것도 마음에 들고. 하나 더 꼽자면 메이크노이즈의 티셔츠도 있다. 원래 나염을 거의 쓰지 않는 브랜드인데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들어 다행이다. 현대판 고딕을 대변하는 아이템이다.

지금 어떤 아이템이 가장 잘 팔리는지는 알고 있나?

모르겠다. 궁금한데, 무섭기도 하다. 잘 팔려야 하는데. 이건 수익에 대한 것보다 다섯 브랜드에 대한 면목 때문이다.

남을 돋보이게 하던 당신이 모처럼 주체가 되었다. 소감이 어떤가?

좋다. <무신사>가 나를 대상으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을 하자는 연락을 받는다면. 그땐 어디랑 하고 싶나?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사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처음으로 회의할 때 내가 리타와 함께 가장 먼저 생각했던 브랜드였다. 아쉽게도 서로의 시간이 맞질 않아 작업을 진행하지는 못했는데, 다음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땐 내가 디스이즈네버댓 스태프들을 귀찮게 해서라도 꼭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다. 저스트뮤직 멤버들도 좋아하고.

디스이즈네버댓과는 무얼 만들고 싶나?

딱히 정해놓은 건 없다. 그냥 일단 같이 일해보고 싶다. 이 인터뷰를 관계자들이 봤으면 좋겠다. 보고 있나? 응답하라 디스이즈네버댓(웃음).

내가 아닌 남을 돋보이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임감도 클 것 같고.

완전체에 가까운 아티스트를 만나면 별 부담이 없는데, 이제 막 데뷔하는 아티스트나 이미지 변신이 필요한 아티스트를 만나면 아무래도 부담감이 좀 있는 것 같다. 다르게는, 내 눈엔 괜찮아 보여도 대중의 눈엔 별로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늘 있기 때문에 참 어렵다는 생각도 한다. 아무래도 힘든 일이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두렵지 않나 프리랜서로 일한다는 것이?

두려운데, 크게 생각 안 하려고 한다. 프리랜서라는 것이 하던 일이 끊기면 바닥에 나앉는 건 시간 문제기 때문에 그 리스크가 크긴 하지만 그게 두렵다고 몸 사리다 보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두려움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아직은 재미가 있다는 뜻인가?

모든 일이 재미있을 때가 있고 재미 없을 때가 있는 거 아닐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할 땐 늘 재미있는 것 같다. 힘들게 뛰어 다녔어도 결과물을 보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결국 재미있는 것 같다.

과거 다른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 팔로워의 대부분이 엑소의 팬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바뀐 것 같나?

많이 바뀐 것 같다.

이유가 뭘까?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올라가서?

대중의 관심이라기 보다는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저스트뮤직 팬들도 많은 것 같고.

그 중엔 분명 스타일리스트를 선호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많다. 메시지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모든 일이 다 어렵겠지만, 이 일은 특히 더 어려운 것 같다. 주위에서 어시스턴트로 지내는 친구들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 면접을 볼 경우 지원하는 친구들이 가급적 포기하게끔 유도를 하는 편이다.

포기?

현실 직시. 정말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정말 이 일 아니면 아무것도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있는 친구들만 남도록 하는 거다. 나야 막말로 내가 마음에 들면 데려다 쓰면 그만이지만 지원한 입장에서는 내 팀에 합류했다가 시간낭비 할 수도 있지 않나. 몇 달 동안 적은 페이 받아가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는데 별다른 성과 없이 못 버티고 그만 둔다면 어떡하나. 그게 경험이라면 경험이겠지만 나 잠깐 편하자고 그 친구들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포기를 유도하는 거다.

면접 보러 왔다가 돌아간 친구들이 제법 됐을 것 같다.

이야기만 듣고 돌아간 친구들도 있고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돌려보낸 친구도 있었다. 후자는 보통 겉멋만 잔뜩 든 경우였는데, 다른 실장들도 비슷한 마음이 있을 것 같다. 비주얼도 좋고 일도 잘했으면 하는. 근데 그런 친구들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 팀원들은 어떤가?

하나같이 일도 잘하고 이쁘고 잘생겼다.

수습하는 것 같은데?

(웃음)

이젠 또 어떤 일을 하나?

5월에 몬스타엑스라는 그룹이 데뷔를 한다. 그 친구들의 스타일링을 준비해야 하고, 주영의 컴백과 정기고의 컴백이 또 바로 예정되어 있다. 그 중간중간 매체 화보도 해야 하고. 쉴 틈이 없다.

다음에 꼭 다시 컬래버레이션 할 수 있기를 빈다.

일단 <무신사> 회원들이 이번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을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웃음).


  
B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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